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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는 29살 먹은 무슬림 청년이었다. 그의 부지런함과 나의 무대책이 만난 곳이 족자역을 나와 우측으로 말리오보로 거리의 트랜스족자 승강장 벤치였다. 아직 어두운 새벽녘에 나는 택시호객을 물리치고 트랜스족자를 타겠다고 새벽 5시에 그곳에 서 졸고 있었다.

근처 사원에서 기도를 마치고 나온 라바는 졸고 있는 날 발견하고 작업에 임했다. 근데 이 자식이 수마트라에서 된통 당하고 와서인지 먹히질 않는다. 하지만 라바는 안다. 얘는 상당히 지쳐있고 배낭도 어마어마하다. 차림새나 나이를 보아도 가난뱅이 (?) 학생은 아닌 것 같으니 승산은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라바의 승리.
35만에 계약을 했다. 조건은 자기 사촌인 에디의 택시로 보로부두르, 은세공단지, 머라삐화산, 뿌람빠난, 아트스쿨. 라마야나공연장 그리고 숙소까지 까지 데려다 주는 조건이다. 이 친구가 여기서 많이 남길 수 있는 것은 은세공단지, 점심바가지, 아트스쿨, 그리고 숙소였다. 뭐 나머지에서도 조금씩은 남겨 먹거나 커미션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내 상태와 장비무게를 계산하면 어느정도 바가지는 계산하고도 나쁘지 않았다. 더군다나 대절택시에 가이드 또한 체험학습 아닌가? ㅋㅋ

이 불교 사원도 머라삐화산의 폭발로 인한 화산재에 묻혀버렸다가, 1814년 점령군인 영국 총독에 의해 탐사 발견되어 지금의 나까지도 볼 수 있게 된 세계유산이다. 1985년 폭탄테러로 인해 피해를 입고 복구된 바 있다. 인도네시아를 완전한 무슬림국가로 만들고자 하는 과격단체들이 엄연히 활동하는 나라임을 실감했다.

문 열자마자 들어와서 사람이 없어 좋았다. 하지만 강적들이 있었으니 일본어를 능숙하게 하는 베트남 처자(사진이 없다)와 말레이시아에서 온 두 처자, 일본에서 온 총각 그리고 문화체험학습(?) 나온 무슬림 학생들...

외국인에게 말 걸어보기, 이메일 주소와 싸인 받아오기가 숙제였는데 이른 시간이라 외국인이 별로 없어 이와사키씨와 내가 졸지에 숙제도우미가 됬었는데 매우 유쾌한 시간이었다. 

점심 나절이 되서야 촬영을 마치고 내려왔다. 갈 때는 어두워서 몰랐는데 올 때 보니 화산분화로 인한 피해 현장이 볼 수 있었다. 아직도 복구중이었다. 저 덤프트럭만한 바위가 포탄 떨어지듯 떨어졌단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2010년 10월 분화를 시작해 최소 200여명의 사망자를 낸 머라삐화산 원래 계획대로라면 문틸란을 통해 셀로로 가서 숙소를 정하고 등반을 할 예정이었는데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 화산으로 향하는 길에 폐허가 된 마을 입구를 막고 돈을 받았다. 일종의 통행료인데 5천루피아. 올라가서 주차장에서 1만 5천 루피아,  화장실 이용요금 2천루피아 정도. 그럼에도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꽤 많았었다. 

모자 쓴 친구가 가이드인 라바, 그 밑에 인상 험한 에디가 택시기사다. 주차장에서 대부분 걸어서 올라 가는데 오토바이를 타면 1만5천루피아다. 나 혼자 타고 갔다 오겠다고 농담을 하니 넉살 좋은 라바는 자기들도 이 이상은 못 올라가봤다고 태워 달랜다. ㅎㅎㅎ

정상 쪽으로는 구름이 걸려 있어 잘 보이지 않았으나 아직도 하연 수증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우측 파란천막이 유료화장실인데 의외로 깜끔했다.

다 쓸려가고 돌담만이 여기가 마을이었다는 알린다. 

조금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새벽부터 움직인데다 라바가 이곳 저곳 가자고 해서 그냥 내려왔다.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은세공단지나 아트스쿨은 안가겠다고 했다. 바로 숙소를 잡고 쉬었다가 라마야나 공연만 보겠다고 했다.

화산 주변 농장에 쌀락농장이 많이 있어 길거리에서 판다. 5천루피아면 배 부르게 먹는다. 껍질은 공룡 피부같지만 비틀면 쉽게 벗겨지고 맛이 좀 묘하지만 갈증해소도 되고 심심풀이로 계속 들어간다.

쇼핑투어를 안해서 미안한 마음에 숙소소개를 라바가 가자는데로 갔다. 메트로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수영장 있고 그럭저럭 소박해 보여 정했는데 방을 꼼꼼히 보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넓고 그럭저럭 잘만 했는데 화장실과 욕실이 오래되고 냄새가 났다.
와이파이와 국제전화는 쓸만 했다. 사실 근처에 작지만 깔끔한 케스트하우스도 팬룸 기준 10만부터 있었다.

뿌라위싸타에서 부페와 공연을 패키지로 예약 했다. 숙소까지 픽업, 샌딩서비스 무료로 해준다. 부페는 기대 이하지만 디너공연 때문에 그나마 위안이 됐다.
근데 외국인과 내국인을 분리해서 식탁을 배정했는데 배려인지 차별인지...ㅎㅎ 덕분에 단체투어 온 일본 노인네들과 오랜만에 수다 좀 떨 수 있었다.

공연중인 아줌마 뒤에 보이는 서양처자는 브라질 처자인데 조상이 유럽계라 영어, 불어까지 능통하다. 조상덕에 싱가폴에서 영어강사로 일한단다. 

아래는 말레이 처자가 보내온 사진인데 잊은 줄 알았는데 보내왔다. 서로 품앗이 하기로 했다. 자국에 오면 서로 가이드와 기사노릇 해주기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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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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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ncir rapidement 2012/01/23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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