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일본 홋카이도 라이딩 8 오무초 - 후라노시

2018. 9. 12. 13:23모터 라이프(Motor Life)/투어-상념


히노데미사키 캠핑장에서 짐을 꾸리고 나서기 전에 일정을 체크해 보았는데 시간이 모자른다. 홋카이도 일주는 당연히 무리라고 생각했었기에 시레도코가 있는 동부 쪽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오코페초에서 방향을 돌려 내륙 도로를 타고 아사히카와 그리고 비에이를 경유해서 후라노로 가기로 했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는다.

오코페 휴게소에서 어제 세이코마트에서 만난 혼다 크로스런너를 또 만났다. 한국 면적의 80%에 달하는 드넓은 홋카이도에서 두 번 만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잠시 잡담 후 헤어졌다. 어제 산속에 있는 국민숙사에서 잤다고 했다. 국민숙사는 전국에 100여개 가량 있는데 공공기관에서 운영하고 경치 좋은 유원지 등에 마련된 공공여관 정도의 개념이다.


옷코페 휴게소 내에 있는 열차를 이용한 호스텔 만남의 숙소.


가고시마 할배가 얘기한 곳으로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고 들었다. 문의는 휴게소에서 18시까지 가능하고 그 시간 이후에도 열차 내에서 가능한 듯하다.



비를 맞고 강풍에 시달리며 해변을 달리다가 쾌적한 날씨에 산속을 달리니 정말이지 날아갈 것 같다.


가끔씩 농장이 있거나 작은 마을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달려도 달려도 산속이다. 정말 광할한 대지의 땅이다.


쭉 뻗은 직선 도로지만 곰이나 사슴 그리고 여우가 튀어 나올까봐 조심조심!

산속 도로를 넘고너머 춥고 좁고 어두운 터널을 몇 개를 통과했는지 모른다.


북방여우

처음엔 개인줄 알았는데 치켜 올라간 눈과 긴 꼬리를 보고서야 여우라는 걸 알았다.

이후에도 두 번 정도 더 보았지만 촬영에 성공한 것은 이녀석 뿐이었다.



세이코마트에서 점심을 사와 근처 캠핑장에서 도시락을 까먹고 있는데 캠핑카를 끌고 온 부부들이 말을 건다.

아무래도 바이크 윈드실드에 붙어 있는 ROK와 영문 넘버판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자기네 음식도 권하며 이런저런 걸 묻고 답하느라 잠시 쉬어야 되는데 시간을 너무 잡아 먹었다. 그래도 유쾌한 보통 사람들과 자연과 삶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다.



여하튼 잠시 후 비에이 입성!

토요일이라 그런지 중심가 도로 차량이 지체되고 있다.


비에이는 몇몇 유명한 언덕들이 있는데 관광객들이 자전거를 이용해서 둘러 볼 수도 있다.

비에이나 후라노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듯 어딜가나 중국어를 들을 수 있었다.


초봄에 오면 눈 쌓인 산들을 볼 수 있겠다.


비에이를 거쳐 후라노로 가는 길에 꽃을 심어 놓은 관광농원이 몇군데 있는데 주로 가족위주나 단체관광객들이 많아보여 그냥 통과했다. 홍보사진을 보고 왔다면 살짝 실망할 듯하다. 더구나 날씨가 받쳐주지 못하니 더욱 그렇다. '여행은 날씨가 전부다'라고 말할만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라벤더로 유명한 나카후라노의 관광농원. 라벤더 꽃이 거의 졌다.


모든 여행자가 적기에 좋은 날씨를 만나는 것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나까후라노 전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았는데 캠핑장 가는 길에 기어이 비가 내린다.

혹시나 오늘은 비를 맞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우비 신세를 졌다. 너무해~~~


여하튼 점심 때 미리 검색해 둔 무료캠핑장을 찾아갔다.

무료지만 6시 전까지 관리인에게 등록을 하고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텐트를 치고 저녁 장을 보려고 물어보니 2킬로미터 거리에 대형 수퍼가 있다고 한다. 바로 출발!


베스톰 수퍼센터 나카후라노점.



확실히 편의점에 비하면 싸긴 싼데 마트는 너무 크고 종류가 많아서 시간을 너무 뺏긴다.



여하튼 장을 보고 캠핑장으로 돌아와 보니 꽉 차 있다. 이런!

꽉 차 있었다. 곳곳에서 숯불을 피우고 가족끼리 온 팀은 저녁준비에 분주하다. 결국 귀마개를 하고 잠을 청했다.


10시 부터는 조용히 해 달라고 안내를 받았기 때문에 말 잘 듣는 일본인들 성향상 조용해질거라고 예상했는데 오! 진짜로 10시가 넘으니 애들 소리만 간간히 들리고 어른들 소리는 조용해 진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