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일본 홋카이도 라이딩 9 후라노 - 우라카와초

2018. 9. 13. 11:22모터 라이프(Motor Life)/투어-상념

동부 쪽은 시간이 없어 에리모곶을 거쳐서 서쪽으로 해안을 따라가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아침에 출발 할 때는 비가 오지 않았는데 산 속으로 들어가니 어김 없이 비가 온다.

고도가 높아지니 춥고 게다가 안개까지 자욱해서 긴장의 연속이었다. 

오비히로까지 비는 거세지고 계속되는 급코너에 농무까지...ㅠ.ㅠ


그러다가 평야로 나오니 이런 날씨와 풍경이 펼쳐진다.


길 가 참나무 숲 풀잎에는 매미들이 붙어 맴맴 거린다.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즐비하다.

인간이 개간하여 경작하기 전에는 정말이지 멋진 숲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곳곳에 드넓은 목장의 소와 말들이 여행자의 눈을 심심치 않게 해준다.

마음 같아서는 소들과 같이 풀밭에서 뒹굴고 싶을 정도로 피로가 누적되고 있었다. 그래도 날씨가 개어서 다행이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린 휴게소 뒷편 공원 캠핑장.

일본은 콜맨이 꽉 잡고 있다. 어딜 가도 콜맨 텐트가 주류를 이루고 스노우픽은 자국 브랜드라도 단가가 높아서 그런지 많지 않았다.


일반쓰레기통과 분리수거함이 나와 있는 편의점도 간혹 보인다.  '오후의 홍차'는 인도 짜이와 비슷해서 내내 달고 다녔다.


캠핑장이라고 해도 쓰레기는 모두 가져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쓰레기 처리가 꽤나 번거롭다.

그래서 편의점 쓰레기통을 이용하는데 내부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양이 많을 경우 눈치가 좀 보인다. 실제로 양이 많은 쓰레기는 사절한다고 써 붙여 놓은 곳도 있다. 일반 가정집에서는 지역 쓰레기 봉투를 사서 정해진 날짜에 버리는데 여행자는 옮겨 다니고 정해진 날짜도 모르니 만만한 게 편의점이다. 일부 대형 캠핑장에서는 '크린 스테이션'이라고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도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대개 이런 곳은 유료다.


참 멋진 하늘의 오후였다.

벤치에 누워 눈은 잠깐 붙이니 꿀맛이었다. 장거리 라이딩은 잠깐씩 오침을 해주면 피로도 풀리고 졸음운전도 예방할 수 있어 좋다.


해안으로 나오니 그 좋던 날씨가 짙은 안개에 가려 다시 스산해진다.

우측 사진은 거친 파도를 즐기는 서퍼들이다. 주말 낚시꾼들도 즐비했다.

만만해 보이는 임도가 있길래 들어가 보았다.


조금 더 들어가니 임도 공사중이라 막아 놓았다. 에조사슴 수렵기간에는 개방한다는 안내판도 있었다.

인적 없는 산 속에 들어오니 마음이 편안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엔씨양 보다는 랠리(CRF250 Rally)군을 데리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짜피 일본에서는 차량을 압도하는 속도가 필요 없고 경찰도 무섭기 때문이다. 마이즈루에서 오타루까지 20시간 걸리는 페리를 타면 몸도 덜 피곤하고 시간도 약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안개만 아니면 멋졌을 황금해안도로. 금이 나왔었나?


날씨가 이러니 에리노곶도 가봐야 안개낀 바다밖에 볼 것 없으니 우회를 할까 하다가 그냥 남쪽으로 내달렸다.


에리노곶은 날씨가 좋았다.


저 백발 노인은 주차장에서 얼쩡거리면서 라이더들에게 말을 붙이고 다니는데 내 넘버판을 보고 궁금해 하길래 설명해 주었더니 글씨가 작아 카메라에 안찍혀서 좋겠다고 한다.


주차장에 있는 관광센터 겸 식당 겸 기념품 가게.


에리노곶에서 나오는 길에 멋진 언덕 발견!


캠핑장 들어가기 전에 미리 세이코마트에서 장을 보고 오늘의 무료캠핑장으로 들어갔다.

비포장을 2킬로미터를 달려야 되는데 비단길이라 온로드 바이크도 살살 가면 다닐 수 있을 정도다.


목장 근처에서 놀다가 내가 다가가니 잽싸게 초지를 가로 지르는 에조사슴 모자.


딱 내가 원하는 캠핑장이다.

달랑 개수대 두 곳과 화장실 한 곳이 있다. 관리실은 사람이 없다.

화장실은 재래식인데 냄새가 나질 않는다. 나중에 묵은 미토하우스도 재래식이었는데 거기도 냄새가 나질 않았다. 아마도 약품과 강제배기시스템을 이용하는 것 같다.


외진 곳이고 편의시설이 없어서인지 사람들이 거의 없다.

옆으로 강이 흐르고 강 너머로 도로가 있지만 통행량은 많지 않다. 내 스타일에 딱이다. 호젓하니 정말 좋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