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제주 모터 투어 1

2022. 3. 3. 15:04모터 라이프(Motor Life)/투어-상념

2월도 중순이 넘어 저 남녁에는 봄 소식이 들려 올 즈음 한라산 쪽에 눈이 자주 온단다. 그 소식을 들으니 왠지 가슴이 설렌다.

게다가 이 달 초 인도 받은 혼다 CRF1100L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스포츠(이하 아트방)를 타고 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 문득 들었다.

 

어느덧 페리 예약이 끝나 있었다. "첫 생각을 멈추면 뒤 따라 오는 것들을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경구 보다 손가락이 더 빨랐나 보다.

 

페리는 여수 - 제주를 운행하는 한일고속페리의 골드 스텔라호다. 여객 정원 948에 차량 343대를 실을 수 있는 대형 페리로 거친 파도에도 운항률이 높단다. 현재지에서 바이크로 1시간 30분 정도면 여수에 도착 수 있고 출항시간이 새벽 1시 20분이라 퇴근하고 출발해도 여유가 있다. 자고 나면 제주항에 7시 경 도착하고 늦어도 8시 안에 차량 포박을 풀고 하선할 수 있다.

터미널에서 만난 30대 3자녀 아빠는 내가 예전에 드림바이크로 그리던 야마하 FJR1300을 타고 서울서 내려 왔단다. 아내는 비행기로 내려와 제주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젊은 사람이 대단하다. 한국도 해가 갈수록 바이크에 대한 인식이 하나씩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다.

https://www.hanilexpress.co.kr/carferry/shipguide 

 

Hanilexpress

제주-여수 골드스텔라, 제주-완도 실버클라우드, 한일고속페리, 한일고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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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 마자 일단 식사 후 516도로를 점검해 본다.

내일 한라산 관음사 코스를 예약해 놓았다. 한라산 정상은 예약제로 운영이 되는데 2월 현재 성판악 코스는 1일 1,000명 관음사 코스는 500명까지 들어갈 수 있다. QR코드 없이는 올라갈 수 없다.

돈내코 방향으로 내려 오다가 선덕사 입구 주차장에 핀 매화나무 향이 강렬해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점심은 저번 남해 투어 때 구입한 유자빵.

젋은 부부가 서로 다른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며 서로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성격도 다르고 자라 온 환경도 다르니 당연히 다를 수 밖에...

헬멧은 오닐 시에라 오프로드/어드벤처 헬멧인데 저가형 치고는 매우 만족도 높은 제품으로 120불 정도 주었다.

이번 투어를 계기로 액션캠도 새로 구입했는데 고프로와 DJI 액션2 사이에서 고민하다 액션2로 구입했다. 고프로10을 써 보진 않았지만 나에겐 액션2가 더 맞는 것 같다. 액션캠 회사가 만든 드론은 망했는데 드론 회사가 만든 액션캠은 흥한 경우인데 다들 고프로 드론이 성공할 줄 알았는데 아이러니 하다.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달리다가 동백수목원을 들어가려 했는데 비포장 주차장을 가로질러 재진입 하려다 발견한 '동박낭'카페.

규모는 작은데 입장료 2,000원에 커피 또는 음료가 포함되었다고 해서 들어가 보았는데 역시 여사장님이 일본에서 사셨던 수완가다. 자세히 묻지는 않았지만 일본어가 입에 배였다고나 할까?  길게 얘기했으면 내 실력이 들켰을거다.

카페에서 길고양이에게는 사료를 참새에게는 귤을 나눠서 거두워 주고 계신 덕에 한 컷 건졌다.

이 맛에 카메라를 메고 다닌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 마음에 든 한 컷으로 스스로 보상 받는 것이다. 동백을 머리에 이고 있는 묘생이라...

이제 갓 1,000킬로미터를 넘은 아트방. 아직은 조심스럽고 많이 부담스럽다.

게다가 텐덤시트에 30킬로 가까운 짐을 실었으니 뒤가 무거워 더욱 조종하기 어렸다. 이 물건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과 요령이 필요할 듯하다.

내일 한라산 백록담 입산이 있어 저녁을 일찍 먹고 쉬기로 했다.

그간 체력보강을 위해 지리산 2번 정도 갔다 온 것이 전부라 자신감이 없다. 아무래도 동계산행은 여러모로 챙겨야 될 것도 많기 때문이다.

 

제주여행을 하다보면 보말이 붙은 음식이 많다. '갯고둥'의 제주 방언인데 쫄깃하니 맛이 좋다.

가난했던 시절에 단백질 보충용으로 흔한 갯고둥을 식재료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제주 옛말에 "보말(갯고둥)도 궤기(고기)여"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야영을 하다 새벽에 블랙아이스나 제설을 위해 염화칼슘이 번질거리는 516도로를 타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성판악이나 관음사 드랍과 픽업이 가능한 숙소를 찾았는데 가까운 곳은 예약이 어려워 조천읍에 있는 '도깨비게스트하우스'를 2박 예약했다. 결과적으로 기온이 급상승해서 기우에 불과했지만 그렇다고 위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제로 기상상태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516도로에서 처박은 차량을 두 번이나 보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