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일본 홋카이도 라이딩 12 하코다테 - 오다테 - 초에츠 - 시모노세키

2018. 12. 2. 19:00모터 라이프(Motor Life)/투어-상념

 

아오모리로 돌아가는 페리에 선적 대기중.

 

옆에 늘어선 할리 아저씨와 잠시 수다를 떨다가 선적을 하고는 바로 선실에 들어가 골아 떨어졌다. 아직도 몇일간 일정이 남았지만 메인인 홋카이도에서 떠나니 긴장도 풀리고 몸도 피곤해져서 틈만 나면 골아 떨어졌다.

 

이런 줄도 모르고...ㅠㅠ

 

아오모리 항구에 내리자마자 폭우가 퍼붓는다.

시내에서 뭐라도 먹으려고 했는데 워낙 비가 퍼부어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기로 하고 냅다 고속도로를 향해 달렸다.

하지만 비가 너무...내린다. 아이폰이 습기를 먹었는지 충전이 안되다가 결국에는 먹통이 되어 버렸다.

 

"이런! 뭣댔다"

 

이때부터 구형 아이패드를 간간히 꺼내 확인 하면서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고속도로는 뭐 네비가 없어도 올라 올 때 감각이 있으니 그럭저럭 진행할만 했다. 그런데 변수가 있었으니 폭우로 인해 고속도로 곳곳이 산사태 위험으로 통제가 되어 일반국도로 우회해야 했다. 젠장!

 

밤에도 비는 계속되지만 멈출 수 없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비가 오고 통행량이 적어지니 을씨년 스럽게 느껴진다.

 

어느정도 내려 오다가 배도 고프고 피곤하고 비에 젖은 부츠도 말릴 겸 오다테 시내로 진입해서 비지니스 호텔에서 하룻밤 묵기로 했다. 창구 여직원이 안경을 쓴 귀여운 아가씨다. 짐이 많은 나를 위해 다이샤도 빌려 주고 원래 정찰제인데 할인 되냐고 물어 보니 재량으로 2천엔 할인을 받아 5천 3백엔에 묵을 수 있었다. 웬 떡?! 역시 사람을 잘 만나야...ㅎㅎ

계절 한정 무료 소바 서비스. 로비에는 무료 웰컴 드링크 기계가 있다.

대욕장도 있지만 샤워만 간단히 하고 부츠를 말리면서 아이폰도 말렸다. 이전 아이폰4도 5년 차에 깨 먹었는데 이녀석도 5년을 못 넘기나 싶었는데 다행히 말리고 나서 충전을 하니 다시금 살아났다! 반자이(만세)!

 

휴대폰이 살아나자 근처 편의점 탐방을 했다. 간식거리도 살 겸 진짜 이유는 우측의 방투습 작업용 장갑이었다.

오늘 아침 미토하우스에서 커브를 타는 라이더가 '이게 비 올 때는 최고다'라고 했는데 가격도 500엔 대로 싸고 무엇보다 확실한 방수에 투습이 되니 습기가 많이 차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폼은 안나지만 고가의 고어텍스 장갑도 폭우에는 실링 틈으로 물이 들어 오니 이것만한 게 없다. 득템 완료!

 

아침에 호텔 조식을 먹고 다시금 고속도로로 향했다. 조식을 거하게 먹었더니 속이 든든해 좋다.

비즈니스 호텔 가성비 정말 좋다!

 

올라 올 때는 조심스러웠던 고속도로가 내려 올 때는 눈치껏? 내려오니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특히 야간이 되면 단속 경찰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과속 차량이 늘어난다. 130 이상 쏘는 차량들도 꽤 있다. 비율과 매너의 문제지 어딜가나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한 것 같다. 과속을 해도 어느 정도껏 하고 주행차선으로 바로 들어 오고 더 빠른 차가 뒤에서 오면 바로 비껴 주고 이런 것은 훨씬 잘한다. 또한 바이크에 대한 배려라고나 할까? 아니면 똥을 피하는 심정이라고나 할까? 바이크와 엮이지 않으려는 느낌을 받았다.

휴게소 화장실에 붙어 있는 라이더를 위한 안전운전 안내문.    신축 휴게실 화장실은 구식에 비해 넓어서 운신?하기 좋다.ㅋㅋ

우리도 고속도로에서 바짝 붙어서 몰고 가는 차량들을 보면 아찔한데 여기라고 그런 차들이 없진 않을테니...ㅎㅎ

저녁을 어딘가의 휴게소에서 떼우고 밤 9가 가까워지니 슬슬 오늘 밤도 어딘가에서 하루를 묵어야 된다. 남쪽으로 왔기 때문에 비는 어느정도 그쳤지만 바람이 꽤 불어서 오늘도 비지니스 호텔에서 하룻밤 묵었다.
니이가타 남부 바닷가에 있는 조에츠시는 꽤 번화한 곳인데 조식 포함 6천엔 전후의 호텔은 몇 안되고 시내 중심에서 떨어진 경우가 많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 돈이 그 돈인 경우'가 많다. 자가용이 있으면 장점이 많다.

다음 날 아침 드디어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더불어 더위 시작! 더워도 파란 하늘이 좋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남부는 폭염이 여전했다. 그간 잘 써먹은 우비와 방투습 장갑을 고이 정리해서 트렁크에 넣고 본격적으로 달려 본다. 오늘은 시모노세키까지 달려 볼 생각이다. 무리인가? 

오늘도 야간 운행을 거듭해서 결국 10시 전에 가라토 시장에 근처의 비지니스 호텔을 잡을 수 있었다.

조식 포함, 현금 결제 5천엔. 오래 된 건물에 엘리베이터 없는 2층이지만 방이 넓어서 한숨 돌렸다. 일본의 비지니스 호텔은 너무 좁아서...ㅠㅠ

 

계절의 흐름은 폭염도 어쩔 수 없는지라 이날 뉴스에 홋카이도 다이세츠잔 높은 곳에 눈이 왔다는 뉴스.
여하튼 내려 올 때는 고속도로에서 꽤나 고속으로 온 덕에 하루를 절약할 수 있었다.시간이 남으니 내일은 후쿠오카나 갔다 올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