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상념(4)
-
장자] 빈배
배로 강을 건널 때 빈 배가 다가와 부딪치면 비록 나쁜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도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배 안에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는 피하라고 소리 칠 것이다.한 번 불러 듣지 못하면 그는 다시 소리 칠 것이고 그래도 듣지 못하면그는 욕설을 퍼 부을 것이다. 아까는 빈 배였고 지금은 누군가 타고 있기 때문이다.사람들이 자기를 비우고 세상을 살아간다면 누가 그를 해칠 것인가?곧은 나무는 맨 먼저 잘려지고 맑은 샘물은 맨 먼저 길어져 메마를 것이다.그대가 지혜로움만 키우고 무지를 부끄러워 하고, 다른 이들 보다 자신을 밝히기 원한다면그리되면 그대는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현자가 말하길 스스로 마음이 찬 사람은 쓸모 없는 일을 한다.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잃음의 시작이요, 이름 얻고자 하..
2010.12.09 -
노년; 종국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로 늙어 버릴 것을 저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애석한일이지만 저도 결국엔 친구가 몇 명 남아 있어야 하겠지요. 끝없이 이 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모든 사람들의 삶을 바로 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내 팔, 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
2010.12.06 -
고독; Stand alone complex; FreeOne
고독히 걸어가며 악을 낳지 않는다.구하는 것은 적다. 숲 속의 코끼리처럼. -법구경 " 나는 세상 사람들과 등지고 혼자 오르고 있는 게 아니다. 또한 그 밖의 모든 것에 등을 돌리고 자연과 손 잡은 것도 아니다. 이렇게 여기 앉아 있노라면 내가 산의 일부같이 느껴진다. 어떤 행동도 신중하게 해야 한다. 미끄러져서는 안 되며 눈사태를 일으켜서도 안 된다. 크레바스에 떨어져도 안 된다. 나는 여기 쌓여 있는 눈과 같으며 바위나 눈이나 구름의 감정을 나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철학이 필요 없다. 모든 것을 이해하고 죽음까지도 이해하게 되니까.나는 산을 정복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 또 영웅이 되어 돌아가기 위해서도 아니다. 나는 두려움을 통해서 이 세계를 알고 싶고 또 새롭게 느끼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
2010.12.06 -
혁명은 자신의 마음에서
세상은 나와 타자의 관계이다. 이는 분리된 것은 아니고 세계가 나이며 나는 세계의 일부다. 그래서 나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시작된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지혜의 시작이고 변혁과 쇄신의 시작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의지는 곧 순응, 대체, 도피로 이어진다. 자신에 대한 지식은 그 누구나 책에서 얻어질 수 없는 성질이므로 오로지 자신의 의지, 추구, 탐구가 있어야 한다. 세계의 변혁은 자신의 변모에서 비롯되며 자아란 인간 존재의 전체적인 과정의 산물이요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존하는 존재는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그대로의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어떤 신념, 사상, 행동범주에 속박되지 않아야 한다. 미추와 선악이 어떻든간에 실재하는 자아를 이해한다는 것은 미덕의 시작이다. 왜곡시키지 않고 이..
2010.12.06